나의 바카라 이야기 3
댓글에 소설이냐고 하시는 분이 계시는데
저의 실제 경험입니다
물론 13~14년 전의 이야기를 끄집어 내는거라
기억이 덜 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허구로 꾸며낼 필요는 없으니까요
나의 바카라 이야기 3
나의 출근시간은
보통 6시였다
전날에 가게 손님이 와서
테이블이 난장판 되어 있는데
그 날 치우지 못하고 퇴근하는 날은
다음날 좀 더 일찍 출근해서
혼자서 룸을 모두 치우곤 했다
엎어진 맥주들
쌓여진 양주병
가득 쌓여있는 재떨이
침인지 물인지 모를 바닥의 흔적들
처음엔 적응이 안되었지만
며칠 하다보니 어느 덧
그 광경이 익숙해졌다
가끔 그렇게 테이블을 다 치우고
쇼파를 빼서 쓸고 닦고 하다보면
심심치 않게 만원짜리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나의 또다른 팁인데
그게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었다
출근해서
그렇게 안치워진 테이블을 치우고
청소하고
가게 냉장고에
과일의 양을 파악하고
술의 양도 파악해서
근처 과일가게에 과일을 주문해놓고
술도 채워놓는 것이 나의 출근 후 일과였다
그렇게 채워두고 나면
8시쯤 선수들이 출근을 하게 되는데
나랑 가장 먼저 친해졌던
준영이형은 항상 7시쯤에는 출근을 했다
알고 보니
준영이형은 집을 구할 형편이 되지 않아서
가게 룸에서 잠을 자는 상황이었고
내가 출근 할 정도 시간에는
근처 사우나에서 간단히 몸을 씻고
출근 준비를 하고 나서 다시 가게로 오는 상황이었다
나는 그래도
좁디 좁은 23만원짜리 월세방에서라도 사는데
저 형은 가게에서 자는 신세라니
저 형도 참 사연이 많은 형인가보다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준영이형은
돈을 많이 버는 날에는
가게 근처에서 밥을 먹자며
나에게 밥도 사주었고
키도 크고 뭔가 푸근한 곰돌이 같은 이미지여서
정이가는 형이었다
어느 날도 출근을 해서 준비를 하는데
준영이형이 돈을 많이 벌었는지
가게 근처 카레집에 밥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카레를 시켜 먹는 도중에
"야, 너 사이트 가입하나만 해줄래?"
"네? 무슨사이트요?"
"뭐 이상한거 아니고, 그냥 베팅하는 사이트인데
친구 소개 하면 나도 쿠폰 받고 너도 쿠폰 받거든?
그걸로 그냥 가볍게 게임해서 잃어도 본전이고 따면 니 돈이니까 손해볼 거 없잖아"
카지노나 토토사이트를 가입하라는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별로 도박에 관심은 없었기에
고민이 되었다
근데 그냥 가입만 하는 거였고
준영이형이 평소에 나에게 잘해준 게 있었기 때문에
가입정도야 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네 뭐 가입 정도는 해드릴 수 있죠~"
라고 말하고
카레를 다 먹고 가게에 들어와서
가게 컴퓨터로 가입을 했다
은행 정보도 다 적어야 돼서
혹시나 이게 다른데로 팔려가는건 아닐까
쫄긴했지만.. 어차피 내 인생도 막장이라
계좌가 팔려도 딱히 의미는 없었다
가입을 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전화가 온다.
준영이 형과 내가 실제 지인 사이인지
확인을 하고 몇가지 나의 정보를 묻고
승인을 해주었다고 했다
그리고 나서
가입쿠폰이라고 3만원 쿠폰을 받았던 것 같은데
그 쿠폰을 어떻게 써야할지 몰랐으나
준영이형은
"그냥 그거 바카라 가서
둘중에 아무거나 너가 가고 싶은데로 찍어"
라고 말해주었다
난 시키는대로
바카라라는 곳에 들어가서
3만원을 소심하게 몇천원씩 베팅을 했고
운이 따라줬는지
나의 첫 바카라는 3만원 쿠폰으로
10만원 정도를 만들어서 출금을 했다
가게에서 아무리 팁을 많이 받아도
하루 10만원 받기 어려운데
꽁돈 10만원이 생겨서 너무 좋았다
그리고 준영이형 덕분에
10만원을 번거나 다름 없으니
"형 내일 저녁은 제가 살게요 비싼건 못사도!"
라고 이야기 했다.
어차피 내 돈 입금해서 한 도박이 아니니까
그리고 이번 한번 뿐일테니까
괜찮다 내 자신을 위로했다
10만원이 어디인가
꽁돈의 기쁨에
도박을 손댔다라는 죄책감 따위는 묻혀진지 오래였다
- 3편 끝 -















